대한민국 남극과학기지 월동연구대 - 전자통신대원

2020. 4. 15. 07:34Unclassified

 극지연구소에서는 '20-'21 시즌의 남극과학기지를 가꾸어 나갈 월동연구대를 모집중에 있다. 서류 접수 마감까지 이틀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지만 채용에 대한 홍보 차원에서 남극과학기지와 월동연구대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전자통신 대원을 준비함에 있어서 정보가 부족하여 정말 힘들었던 기억으로 전자통신 대원이 되고 싶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전형 과정에 대한 소개를 하기 위해 포스팅을 한다.

 

○ 대한민국 남극과학기지

(좌) 남극세종과학기지 (우)남극장보고과학기지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은 남극 대륙에 두개의 과학기지를 운영중에 있다. 각 기지에는 18명의 월동연구대가 1년간 상주하며 연구와 기지유지 업무를 수행하고, 남극의 여름철인 12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는 약 100여명의 하계 연구대가 파견되어 다양한 분야의 극지연구를 수행한다.

 

1) 남극세종과학기지 : 서남극 남극반도에 평행하게 발달한 남쉐틀랜드 군도의 킹조지섬에 위치, 1986년 11월에 우리나라도 남극조약에 가입하며 본격적인 남극 연구를 위해 1988년 2월에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하였다. 기후변화, 해양, 대기, 오존층, 고기후, 유용생물자원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기상관측, 남극특별보호구역 171번 나레브스키 포인트의 운영을 담당한다.

 

2) 남극장보고과학기지 : 남극세종과학기지에 이어 대륙 중심부로 진출하기 위해, 2014년 동남극 북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만 연안에 남극장보고과학기지를 준공하였다. 남극 중심부와 해안으로의 접근성이 용이하여 기후변화연구, 지형 및 지질 조사, 고층대기, 우주과학연구 등 다양한 자료 확보와 특성화된 연구 수행이 가능한 첨단연구시설이다.

 

○ 월동연구대(Overwintering Research Team)

 남극기지를 운영하는 방식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나누어진다. 상주기지와 비상주기지의 형태인데 상주기지는 1년 내내 인원이 상주하며 기지를 유지하고,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상주기지는 필요시에만 기지를 방문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형태이다. 비상주기지의 경우 혹독한 남극의 겨울철이 지나고 다시 재가동 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과 리스크가 존재하기에 각국의 많은 기지들은 상주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두개의 남극과학기지 모두 상주기지이다.

 

남극세종과학기지 33차 월동연구대

 

 월동연구대는 기지에서 폭풍, 저온, 건조 등의 극악한 환경인 남극의 겨울을 보내며 기지의 인프라를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1년 간의 연구 업무를 수행한다. 기지를 총괄하는 기지대장과, 기지의 운영을 담당하는 총무반(행정, 의료, 조리, 통신), 시설의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시설유지반(기계설비, 전기설비, 발전, 중장비, 안전),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연구반(해양, 생물, 우주, 고층대기, 대기, 지질/지구물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차대별 수행 임무에 따라 구성이 변동될 수 있다.

 

 매년 3월에 채용 전형을 시작한다. 직무별로 업무 특성에 맞게 전형과정이 상이한데, 자세한 내용은 극지연구소 채용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각 기지의 안전대원, 발전대원, 기상대원은 관련 부처에서 파견되는 공무원이 임무를 수행하므로, 해당 영역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아쉽게도 별도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또한 의료대원은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별도로 선발(공고는 메디게이트에서 확인 가능)을 진행하여 파견한다. 급여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텐데 학력과 경력에 따라 지급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최종선발이 되어야 자세한 본인의 급여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 본인의 수입에 따라 만족도가 다르겠지만, 의식주 제공에 최소 6천 만원의 연봉으로 충분히 목돈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전자통신대원

1) 임무 및 지원자격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자통신 대원의 임무는 아래와 같다.

- 무선통신, 전화 송·수신에 관한 업무
- 발광, 신호에 관한 업무
- 전자통신기기의 보존관리 및 정비에 관한 업무
- 통신·보안에 관한 업무
- 무선통신일지, 통신부기록, 제보고에 관한 업무
- 인터넷 관련 제반 기기의 보존관리 및 정비와 세종기지 홈페이지 관리에 관한 업무
- 통신기 검사 및 수리 기타 통신에 관한 업무
- 상기업무와 관련한 기지내 시설 및 장비에 대한 일일점검과 이상유무의 기록·유지 업무
- 전자통신 관련 비품 및 소모품 관리대장 작성과 유지관리 업무
- 전자통신 관련 물품의 청구, 수령 및 검수 업무
- 기타 총무 또는 기지대장으로부터 지시된 업무

 

 기지에 전자·통신 영역에 있어서 담당하는 인원은 오직 1명 뿐인 관계로, 通(통할 통)하기 위한 모든 업무를 수행한다. IT·통신 분야의 엔지니어가 수십여개의 직무로 나뉘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남극과학기지의 전자통신 대원은 ICT 분야에 대한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실무경험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어야 유리하다. 정보통신분야에 5년 이상의 경력자여야 하며, 관련 기술자격의 소지자만이 지원 가능하다. 우대 사항으로 영어회화 가능자와 광통신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 경력자는 보다 가점을 받을 수 있다.

 

2) 전형과정

 채용과정은 총 5단계로, 1단계 서류전형, 2단계 필기 및 실기 전형, 3단계 면접전형, 4단계 심리검사, 5단계 신원조사 및 신체검사로 구분되어 있다.

1단계. 서류전형(10배수 합격) : 연구소 채용공고에 첨부된 지원서,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통해 심사를 진행한다. 채용공고에는 무선설비기능사에 대한 언급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기사급 자격증은 보유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종과학기지는 인근에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외국 기지가 많은 관계로 영어회화 뿐만 아니라 스페인어 어학 능력도 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단계. 필기 및 실기전형(5배수 합격) :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성이 있다보니, 직무 분야에 대해 보다 심화된 전문성의 검증으로 필기와 실기 시험을 진행한다.
 필기시험의 존재가 많은 지원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데, 외부 위탁으로 진행하는 시험이라 자세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무선 통신에 대한 시험으로 추측하였으나, 전자/통신/정보기술 영역에서 전반적으로 출제된다. 난이도는 국가기술자격시험 기준으로 기사 수준이고, 전반적으로 출제되는 만큼 전공 과목별로 구분하면 10과목이 넘는 느낌이다. 따라서, 평소 다양한 영역에 대한 업무를 수행했 던 사람이 유리하다. 개인적으로는 시험을 칠때 통신인프라 부터, 시스템 기획, 프로젝트 관리 등의 경험을 얻게 해준 국방부에 너무나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실기시험의 경우 합불제로 전자회로와 통신회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경험만 있어도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3단계. 면접 전형 : 면접은 다대다 면접으로 진행되었는데 전 단계에서 직무 적합성을 검증했기에, 면접 전형에서는 모두와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이 선발되는 것 같다. 단순한 사교성을 말하는 것이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이 모였을때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뜻한다. 면접전형에서 합격하고 부터는 혼자서 나머지 전형이 진행되는 관계로 큰 문제가 없다면 충분히 최종합격 할 수 있다.

4단계. 심리검사 : 고국만 벗어나서 생활을 해도 힘든데, 문명으로 부터 단절된 삶을 살면 심리적으로 큰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최근 이러한 심리상태의 변화가 삶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스스로 많이 혼란스러운데...)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임무 수행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사일 것으로 판단된다.

5단계. 신원조사 및 신체검사 : 신원조사는 대부분 기업/기관과 마찬가지로 범죄사실 등에 대한 정보를 보기 때문에 그동안 사회 활동에 문제가 없었으면 신경쓸 일 또한 없을것이다. 군/경/정보기관 입사시 진행되는 신원조사에 비하면 매우 낮은, 정보 조회 수준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신체검사는 간과하면 안된다. 남극이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지내야하기 때문에 보다 세부적인 검진과 운동부하 검사 등을 수행한다. 의외로 신체검사에서 탈락하는 인원들이 꽤 있어서, 혹시나 몰라서 한달전부터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식습관을 조절했다.

 

"Knock and the door will be opened to you"

 어릴때부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3년전에 지하철에서 월동연구대를 선발한다는 광고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아쉽게도 경력이 몇 달 모자른 상황이라 지원하지 못했다. 잊고 지내다가 작년에 우연히 공고를 접하고 지원하여 합격하게 되었다. 무엇인가 하고싶은것이 생기면 정말 몰두해서 준비하는 성격인데 이러한 점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우리 기지의 기계설비(배관설비 및 보일러관리) 대원도 블로그를 운영 중인데 합격 후기를 올렸으니 참고 되었으면 좋겠다.

 

P.S. 남극과학기지 월동연구대를 준비하는 분들께서는 잘 준비하여서 태극기를 달고있는 과학·기술자, 국가대표로의 영광과 명예를 꼭 누릴수 있기를 빌겠습니다.